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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 속의 소란

너티니 2026. 4. 18. 13:48

우리 집에 없는 물건이 들어왔어.”

엄마가 내 신랑을 보고 한 말이다.

 

우리 집은 조용하다.

내가 어릴 때부터 그랬다.

어릴 땐 나름 웃고 떠들던 기억도 있지만,

크면서 각자의 세계가 생겼고 말수는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

나는 원래 내성적인 편이고, 오빠도 말이 없는 편.

부모님 역시 점잖으시다.

새언니와 조카까지 더하면이 집은, 대체로 고요하다.

그런 집에

수다스러운 신랑이 들어왔다.

곱디고운 모래사장에 똥꼬발랄한 강아지 한 마리가 온 구석을 해맑게 헤집고 다니는 느낌.

 

얼마 전 동네 축제에서,

신랑은 엄마 팔짱을 끼고 돌아다녔다고 한다.

이 좁은 동네에 소문이 금방 났다.

누구야?”

, 우리 사위.”

안녕하세요! 00 남편입니다!”

드디어! 00가 결혼하는구나!”

그날 이후,

신랑은 꽤 신이 났다.

있잖아, 아까 어떤 어르신들을 만났는데! 드디어드디어!”

알았으니까 그만해.”

드디어—————————!”

나를 놀리는 데는 도가 튼 사람이다.

 

나의 부모님은 신랑이 꽤 마음에 드시는 눈치다.

주말만 되면 처가에 와 부모님 옆에 찰싹 붙는다.

끊임없이 말을 걸고, 손을 잡고, 툭 안았다가 또 웃고.

그러니 안 예뻐할 수가 없나보다.

너무 예뻐하신 나머지, 사위가 올 때마다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 밥상을 차리신다.

그 덕에 우리 둘은, 아주 착실하게 살을 찌우는 중이다.